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테라조신'…루게릭병에도? 뜻밖의 효과

입력 2022-08-12 20:04   수정 2022-08-12 20:05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중 하나인 테라조신(terazosin)이 루게릭병(ALS: 근 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게릭병은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성 변화에 의해 점차 소실돼 근력 약화와 위축으로 언어 장애, 사지 위약, 체중 감소, 폐렴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 기능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11일(현지시간)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영국 에든버러 대학 유언 맥도널드 운동신경 질환 센터의 헬레나 체이토 박사 연구팀이 테라조신이 루게릭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테라조신은 원래 적응증이 고혈압을 치료하는 혈압 강하제였으나 나중 전립선의 평활근 이완 효과가 발견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테라조신이 운동 신경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켜 운동신경의 소실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루게릭병에서 운동 신경이 죽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루게릭병 초기 단계에서는 운동신경 세포의 에너지 생산이 줄어든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앞서 테라조신은 뇌졸중과 파킨슨병의 동물 모델에서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테라조신이 운동신경 질환에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세포에서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당 분해 효소인 포스포글리세르산 키나제-1(PGK1)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먼저 연구팀은 인간 유전자 연구에 동물 모델로 흔히 쓰이는 제브라피시(zebrafish)에 PGK1 효소를 과발현(overexpression)시키거나 테라조신을 투여해 봤다.

그 결과 두 방법 모두 PGK1 효소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운동신경의 활동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고, 연구팀이 루게릭병 모델 쥐에 테라조신을 투여하자 요부 척수(lumbar spinal cord)의 운동 신경세포가 늘어나면서 운동신경 마비의 진행이 지연되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또 루게릭병 모델 쥐에서 채취한 배아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운동신경 세포로 분화시켜 테라조신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의한 운동신경 사멸이 억제되고, 기초 당 분해율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루게릭병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테라조신이 이 병의 진행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좋은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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